-
# 주부 박서진(44세, 양천구)씨는 남편이 집에 들어와서 신발을 벗고 돌아다니기만 하면 짜증이 난다.
생전 맡아보지도 못한 썩은내 구린내 범벅인 발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기 때문이다. 현관문에서부터 양말을 벗고 탈취제를 주변에 뿌리고 들어오라고 할 정도다.
남편 양말만 따로 모아두는 바구니도 마련했다. 문제는 씻어도 그 냄새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는 것. 남편의 발에는 악취 조제기라도 있는 걸까.
습한 날씨에 더 심해진 남편의 발냄새 때문에 골치 아닌 골치를 섞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코를 불쾌하게 만드는 ‘냄새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특히 온몸을 지탱하다 노고에 쩔은 발냄새는 이 여름 요주의 냄새다.
집도 집이지만 신발을 벗어야 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난감하기 그지없다. 신발의 상태나 외부 기온 등에 의해서 발냄새가 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하지만 유독 발 냄새가 지독한 사람이라면 다른 원인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독한 발냄새 증상 ‘브로모도시스’
위 사례에서 지독한 발냄새의 소유자 남편은 ‘브로모시스’를 갖고 있다. 발에서 악취가 풍기는 증상을 ‘브로모도시스(Bromodosis)’라 한다.의학 명칭이긴 하지만 이 브로모도시스가 있다고 병이 있다고 여기거나, 다른 건강 합병증으로 인해 발생, 혹은 기저 질환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발에 땀이 많이 차고 계절에 상관없이 발냄새가 나는 경우, 발 땀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따질 필요는 있다.
유독 발의 땀샘에서 땀을 많이 분출해 내는 것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으로 인해 냄새를 더 심하게 뿜어낼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발은 다른 부위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린다. 발에는 약 25만 개의 땀샘이 있다. 몸의 다른 부위보다 단위 면적당 더 많은 땀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발에 빨리 땀이 차는 것이다. 보통보다 더 심하게 흘릴 때 냄새가 더 지독해질 수 있다.
발에서만 유독 땀이 많이 난다면 국소 다한증 환자일 수도 있다.
자율신경 중 땀 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이 신경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와 땀샘을 자극한다.
국소 다한증이 있으면 스트레스나 긴장, 흥분 상태에서 발에 땀이 더 많이 난다. 신경관이나 갑상선 등의 이상으로 발 땀샘에서 땀을 많이 내기도 한다.
이 때는 다른 부위에도 땀을 많이 흘리는 특징을 갖는다.
땀+박테리아, 화합 케미 폭발적
땀과 박테리아는 ‘화합 케미’가 폭발적이다. 이들의 화합은 가히 코를 막아야만 하는 냄새를 생성해 낸다. 발에 땀이 차면 피부가 축축해진다.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박테리아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박테리아는 신발, 양말, 피부에 서식한다.
발에 존재하는 죽은 피부 세포와 기름을 먹으며 번식하기 시작, 박테리아가 분해되면서 냄새가 나는 것이다.
신발과 양말을 신는 발은 땀과 박테리아가 함께 모여 쿵짝 하기 좋아 발냄새를 더 심하게 만든다. 땀이 차면 피부 맨 바깥인 각질층이 불어난다.
이때 발에 있는 박테리아가 각질을 분해하면서 ‘이소 발레르 산’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성한다. 악취가 심한 물질이다.
산소를 싫어하는 일부 혐기성 세균도 발의 각질을 갉아먹으며 악취를 유발한다. 이러한 냄새의 향연이 오래 지속될수록 코를 막을 정도의 지독한 냄새를 낸다.
발냄새가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발 냄새가 난다고 당뇨병이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당뇨병 환자는 발건강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은 말초 신경병증과 말초 동맥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강한 냄새는 상처나 궤양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다.
발냄새 방지하려면? 습기 제거가 관건!
발냄새를 방지하려면 위생습관이 좋아야 한다. 하루에 최소한 한 번은 부드러운 비누와 미지근한 물로 발을 씻어준다. 녹차 티백을 물에 담가 족욕을 하는 것도 좋다.
살균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발을 씻은 후에는 피부를 철저하게 말려주고, 발가락 사이의 모든 습기를 제거한다. 발톱을 짧고 깨끗하게 유지한다.
신발과 양말도 발냄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일 깨끗하고 수분을 흡수하는 양말을 착용하도록 한다.
중요한 자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신발을 2켤레 준비하고 번갈아 신는 것도 방법이다.
집에서는 가급적 맨발로 다니고, 양말 없이(수면양말을 신는 사람 중) 잠을 자는 것은 발냄새를 줄일 수 있다.
밖에서는 맨 발로 다니는 것을 피한다. 맨 발로 다니면 다른 박테리아가 발의 피부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에 유독 땀을 많이 차게 하는 국소 다한증이나 신경관,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진단을 받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당장 이 식습관 고치고 돈 안 들이고 건강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