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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인 중 최대 5%가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절반 이상은 녹내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시각안과학회(EVER) 학회지인 《악타 오 프싸몰로지카(Acta Ophthalmologica)》에 최근 발표된 스웨덴 에텐보리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녹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들 중 15명(전체 참가자의 2.7%)이 검사를 받기 전에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라고 논문의 제1 저자인 예테보리대의 레나 하브스탐 요한손 박사과정 연구원(간호학)은 밝혔다.
보통 노년에 많이 생기는 녹내장은 시신경이 지속적으로 손상돼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실명할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물리적으로 시신경이 눌려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상 안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녹내장 환자는 매일 안약을 점안해 안압을 낮추고 시신경 손상을 늦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구진은 70세 스웨덴 노인 1203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눈 건강과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지에 대한 서면 질문에 답했다.
또 이를 토대로 예테보리대학병원의 안과 전문의가 그중 560명의 눈을 검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녹내장의 유전적 요인이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녹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은 가까운 친척 중에 같은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녹내장은 보통 높은 안압을 수반하지만 새로 녹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의 대다수인 67%는 여전히 정상 안압이었다.
녹내장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신체 활동량이 비슷하고 담배를 더 많이 피우거나 술을 더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것도 밝혀졌다.
전반적인 삶의 질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했으나 시력과 관련된 삶의 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한손 연구원은 “시력을 서서히 손상시키는 질병을 안고 사는 것은 힘들지만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다만 계단을 오르고, 저녁에 연석을 보고, 주변 시야에서 사물을 알아차리는 것이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녹내장 환자는 다른 사람을 방문하거나 식당이나 파티에 가는 것을 피하고 대신 집에 머물러야 하기에 독립성을 잃고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사람들이 질병의 초기 단계가 시작된 후에도 시력이 여전히 정상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건강한 눈이 시력 상실을 보상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녹내장의 징후는 뭘까?
미국 안과학회에 따르면 가장 흔한 유형인 개방각 녹내장은 눈의 체액을 밖으로 내보내는 배수로가 서서히 좁아지고 미세한 침전물로 막히는 바람에 안압이 상승하고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개방각 녹내장은 통증이 없으며 처음에는 시력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시신경 손상의 초기 징후를 찾는 게 중요하다.
반면 폐쇄각 녹내장은 급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즉시 안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유형이다. 홍채와 각막 사이의 각도가 너무 좁아 눈의 배수로가 막히다시피 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안압이 급속히 상승하면서 시야가 갑자기 흐릿해지고, 심한 눈 통증과 더불어 두통, 복통, 구역질, 구토, 조명 주변에 무지갯빛 고리나 후광이 보이는 증세가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땐 즉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실명 위험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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