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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으로부터 담배 냄새, 땀 냄새, 향수 냄새가 코를 찌른 적이 있을 것이다. 타인과 대화 중 입냄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자신은 정작 어떤 냄새를 뿜어내고 있는지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모든 사람에겐 그만의 특정 냄새가 있다. 인지를 못할 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자신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는지 모르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아침에 향수를 몇 번 뿌리다 향기가 안나는 것 같아 몇 번 더 ‘칙칙’ 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사람들이 코를 찡긋하는 것을 본 경험은 어떤가?
자신의 방 냄새, 자신의 차 안 냄새에도 어느 순간 익숙해져 그 냄새가 정작 자신에게 배어 있는 것도 잘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냄새에는 개코처럼 킁킁대면서도 왜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없을까?
특정 냄새 맡고 나면 감각 무뎌져…’ 냄새 피로’ 현상
물론 사람이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땀 냄새나 옷에서 나는 냄새는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특정한 냄새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게 된다.
우리의 뇌는 주위의 모든 감각을 읽으려 열심히 활동하지만, 특정한 냄새에 대해서는 어느 순간 무감각해져 ‘냄새 블라인드’가 된다.
즉, 냄새가 너무 익숙해지면 뇌에서 피로함을 느끼고 센서 감지를 멈추기로 결정한다. 이를 ‘냄새 피로(odor fatigue)’라고 한다.
자신의 몸 냄새를 제대로 못 맡는 이유는, 바로 이 냄새 피로 현상에 의해 후각 담당 뇌에 이미 익숙해져 있어 냄새 맡는 작업을 정지한 상태로 설명할 수 있다.
미국 듀크대 분자 신경생물학자 히로아키 마츠나미 박사는 “우리가 늘 접하는 모든 냄새에 대해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다”며 “냄새 피로에 대한 원인 완전히 밝혀진 바 없지만, 인간의 냄새 수용체나 냄새에 대한 뇌의 반응에 변화가 있어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들이 방에 공기 청정제를 놓아뒀을 때, 며칠 후에 공기 청정제의 특정 냄새뿐 아니라 여름의 바람 냄새도 맡지 못하는 연구가 있다.
미국 모넬 화학 감각 센터(Monell Chemical Senses Center)의 심리학자 파멜라 달튼 박사는 “후각은 한번 확 냄새를 맡은 후에는 다시 거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냄새에 정상적으로 대응하는 수용체들이 꺼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달튼 박사는 “이는 시각이나 청각에서 볼 수 없는 현상으로, 뇌의 대응 수용체들은 소리나 시각에 적응이 되어도 일반적으로 시스템이 빠르게 회복된다”며 “하지만 냄새 민감성을 회복하는 데는 2~3주 정도가 걸린다는 사실은 매우 독특하다”라고 말했다.
자기 냄새 느껴졌다면, 주변인은 훨씬 강한 냄새 맡았다!
인간의 후각은 강아지, 쥐, 돼지 등 여타 후각이 발달한 동물들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의 코에는 대략 400가지 다른 냄새 수용체가 있으며 10가지 종류의 냄새와 1조 가지 이상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미국 브라운 대학의 뇌과학자 레이철 허츠 박사에 따르면 자신의 냄새를 감지하는 능력은 특정 상황에서 더 높아진다.
사람마다 독특한 체취를 가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어떤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고유한 체취에 민감하기 때문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 때 확 냄새가 느껴진다.
가령 땀이 많이 흘린 날에 가끔은 자신의 고약한 체취가 코를 찌른다. 재미있는 것은 갑자기 자신의 냄새를 맡았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는 훨씬 강한 냄새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는 몸에서 떨어진 옷을 맡아보거나, 깨끗한 손으로 머리를 스쳐보고 손 끝을 맡아보는 것이다.
고전적인 손 테스트 (손을 모아 얼굴 코 옆에 대고 숨을 쉬어 보는 것)와 같은 숨 테스트도 있다. 가장 쉬운 것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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