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시에 태아가 동생을 위해 엄마 몸에 선물을 남긴다는 연구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동생을 위한 선물을 엄마 몸에 남긴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엄마의 면역체계가 동생이 될 태아를 이질적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작은 세포 집단을 남겨준다는 것.

 

 

지난 21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신시내티어린이병원 의료센터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 연구가 오랜 수수께끼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왜 임산부의 면역체계는 근본적으로 외부 침입자인 태아를 공격하지 않는 것일까?

 

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일단 여성이 건강한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가 다음 임신을 위해 호의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작은 세포집단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연구책임자인 미국 신시내티어린병원의 싱 싱 웨이 박사(감염병리학)는 이와 같은 연구가 결국 임신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임신중독증, 조산 및 사산을 포함한 임신 합병증은 모두 태아에 대한 임산부의 거부반응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동의했다. 

 

모체 면역 체계가 태아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받아들이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임신 합병증의 원인을 밝혀내는 방법“이라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어린이병원의 의학 유전학 책임자인 린다 랜돌프 박사는 밝혔다. 

 

그는 인간에게서 유사한 메커니즘이 확인된다면 임신 손실을 포함한 그러한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는 두 가지 흥미로운 현상을 연결했다. 하나는 ‘태아 마이크로키메리즘(fetal microchimerism)’이다. 

 

소수의 태아 세포가 자궁에서 빠져나와 산모의 몸 전체의 다양한 조직에 자리 잡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태아 세포가 엄마 몸에 정착한 후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현상은 웨이 박사 연구진이 발견해 2012년《네이처》에 보고한 것이다.

 

건강한 임신이 이뤄지고 나면 산모의 몸이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출산 이후에도 몇 년간 지속될 정도로 장기간 생성한다는 발견이다. 

 

이들 T세포는 태아를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T세포는 태아를 어떻게 인식하고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걸까?

 

임신한 생쥐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태아 마이크로키메리즘’이 열쇠인 걸로 밝혔다. 

 

첫 번째 임신을 통해 엄마 몸속에 남겨지는 태아의 세포 주머니가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미래의 형제자매를 위한 우호적 면역 환경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

 

 

웨이 박사는 형제애로 보이는 이 현상이 사실은 ‘이기적 행위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부모에게서 나온 형제자매는 유전자의 절반 정도를 공유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전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후 후속 임신이 이뤄지면 새 태아의 세포가 엄마 몸에 있던 형 또는 누나의 세포를 완전히 대체했다. 

 

그러나 각 임신에서 얻은 유익한 T세포의 작은 풀은 계속해서 살아서 다음 임신을 위해 활동하게 된다.

 

 

웨이 박사는 “이번 발견이 인간의 임신 합병증에서 나타나는 패턴과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임신에서 더 흔하지만 초기 임신이 건강한 경우에는 다음번에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 

 

대조적으로 여성이 임신합병증을 보였다면 후속 임신에서도 해당 합병증이 재발할 위험이 높아진다.

 

그는 새로운 발견이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엄마의 면역 체계가 건강한 임신을 기억한다면 임신합병증도 기억하느냐는 질문이다. 

 

만약 이 의문이 해결된다면 재발성 임신 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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