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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교사에게 욕설을 내뱉은 중학교 2학년 아들과 그를 크게 혼낸 아빠가 냉전 중이라며 부자 사이를 중재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담임 선생님께 욕해서 맞은 아들 vs 남편의 냉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해서 여성 담임교사에게 경고받은 뒤 이를 무시하고 휴대전화를 했다가 압수당했다. 그러자 아들은 교사에게 '미친 X'이라는 욕설을 했다.
당시 쉬는 날이었던 A 씨 남편이 학교로 가서 얘기를 전해 듣자마자 아들 뺨 3대와 머리통 한 대를 때렸다고 한다. 이에 아들은 눈 실핏줄과 입술이 터져서 피가 났고, 교사들이 이 모습을 보고 놀라 말렸다.
키가 182㎝에 달하는 아들은 다른 선생님들 뒤에 숨어서 울었고, 남편은 분을 참지 못했는지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학교 측에선 A 씨 아들 처벌에 대해 반성문 제출과 교내 봉사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아들의 휴대전화를 해지했고, 컴퓨터 본체는 차에 실어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했다. 남편은 "애들이 사 달라는 거 다 사주고 물고 빨며 키웠더니 이런 사달이 났다"며 밥도 먹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A 씨는 "우리 부부가 퇴근하면 아들은 방에 들어가더라. 평균 100만 원 정도 사용하던 제 신용카드도 정지시켰다"며 "담임 선생님이랑 통화해 보니 반성문은 잘 써왔고 사과도 받았고 교내 청소 봉사도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
정신적 위자료라도 지급하겠다고 했더니 절대 그러지 말라고 용서해 주셔서 잘 풀었다. 쉬는 날 따로 가서 사과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A 씨와 아들은 대화를 조금씩 나누고 있지만, 남편은 "얼마나 부모랑 어른 알기를 우습게 알면 욕을 하냐. 정 떨어진다"면서 여전히 화가 난 상태다.
A 씨는 "남편이 첫째 아들이라고 엄청 예뻐했는데 실망했을 거다. 아직 남편과 아들이 겸상도 못 한다.
남편이 눈에 보이면 죽인다고 식탁에 못 앉게 해서 딸이랑만 저녁밥 먹고, 반찬도 주지 말래서 제가 국에 밥만 말아서 방에 넣어준다"며 "아들은 아빠랑 화해하고 싶다고 했지만 남편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더라"라고 적었다.
이어 "남편은 '중학생한테 신용카드 쓰게 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폰 나올 때마다 바꿔달라 하는 것, 주말마다 쇼핑도 너무 자주 하는 등 우리가 잘못 키운 것 같다'라고 생각 좀 해본다길래 그러라고 했다"며 "저도 남편 편이지만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도 2주 지나니 불안해하고 우울해한다. 그 정도로 남편이 다정했다. 지금은 인간 취급도 안 한다.
저도 아들한테 실망스러운데 남편이 자기 부모도 평생 안 본 사람이라는 걸 아니까 중재를 하고 싶을 뿐"이라며 하소연을 털어놨다.
누리꾼들은 "남편에게 아이를 교화하겠다는 건지 포기하겠다는 건지 물어봐야겠다. 교화가 목적인데 체벌이 길어지면 역효과 난다", "저런 모습을 보일 땐 보여야 아이들을 바로 잡는다.
남편 믿고 기다려 봐라", "요즘 학교 상황에서 그나마 올바른 부모의 모습" 등 반응을 보였다.
속도 좀 줄여달랬을 뿐인데 그 뒤에 벌어진 일로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